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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삶의 이야기

손웅정 아카데미 (feat : 학부모)

by 나정치 2024. 7. 4.

 

 

2013년 8월  그러니까 정확하게 여름방학을 마치는 날까지, 부산 장전동에서 '방과후학교 아이들의 숲'이라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학교를 운영했었습니다.  

 

이유는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운영하던 '아이들의 숲' 역시 부모와 소통을 중요시 했고, 손웅정 아카데미처럼 부모님들로부터 체벌에 관한 각서를 받았었습니다.

 

당시 자체적으로 만들었던, 그래서 '아이들의 숲' 입소를 희망하는 학부모님들께 사인하게 한, 각서 내용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몇 가지만 예를 들겠습니다. 

 

*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려오는 일은 '아이들의 숲'에서 한다. 단 부모님이 퇴근 후 '아이들의 숲'을 찾아와 직접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야 한다.

 

* 학습을 위한 학원 수강을 금지한다. 대신 체육관, 미술학원, 음악학원을 비롯한 예체능을 위한 학원 한 곳에 다니는 것은 허용한다. 만일 국어나 수학 영어를 비롯한 학습을 위한 학원 수강이 적발되면, '아이들의 숲' 즉시 그만 둔다.

 

* 아이에게 세 차례 주의를 줬음에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체벌을 가할 수 있다. 단 체벌은 공개한 회초리로 손바닥을 때리는 거로 한정한다. (사실 그 회초리는 아픈 게 아닙니다. 지금도 우리 집 어느 구석에 굴러다니고 있을, 대나무로 만든 절의 공부방에서 스님들이 사용하시는 죽비처럼 만든 회초리였으니까요. 소리는 크되 아프지는 않은)

 

아무튼 그 '아이들의 숲'을 딱 10년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이름을 들으면 모두 알만한 대학에 입학했고, 대학 졸업 후 지금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선생님!" 하고 누군가 불러 뒤를 돌아보면, 100이면 90은 당시 제 손을 거쳐간 학생들이거나, 학부모님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당시 학부모님 중 일부와 매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이번 손웅정 아카데미 사건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수많은 말들, 특히 위에 올려둔 이미지 파일에 나오는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말이 맞는 말이라면, 당시 그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인연이 이어져 올 수 있을까요?

 

저는 모르고 지나쳤음에도 성인이 되어 사회인인 아가씨가, 다 늙은 영감이 된 저를 불러세울 수 있을까요?

 

그 학생들의 부모님 중 아주 많은 분들은, 지금도 그 '아이들의 숲' 시절을 그리워하며, 저를 향해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이런 모습이 손웅정 아카데미와 관련한 문제의 해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 참고로....... 만일 지금도 제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10년 전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방과후학교를 열고 싶은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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