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소설 #현대판타지 #판타지 #나정치 #선거 #웹소설 #문피아 #소설읽기 #무료소설 #총선 #자원봉사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의원 #기초의원 #광역의원 #부산시장 #제5회_부산시장선거 #부마항쟁3 국가를 훔치다 - 12회 - 그런데 순간 내 머릿속에는 ‘아직 내가 이 사무실의 완전한 식구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권당 후보 사무실에서 수건과 비누를 탈취해서 그쪽에서 저지르려던 부정선거를 막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내게, 그쪽 사무실에 심어둔 프락치의 존재를 숨기는 걸 보면 말이다. 어차피 내가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서운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숨긴다고 해봐야 이미, 그가 누구인지 찾으려고 마음먹는다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데 말이다. 강 씨 아니면 감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겠는가? 약간 서운한 감정을 가슴에 묻고, 나는 별동대 대원이 있는 숙소로 향했다. 어젯밤 격렬한 싸움을 벌였음에도 대원들은, 어젯밤에 올린 엄청난 전과(戰果)에 고무되어 지친 기색조차 없었다. “오늘.. 2024. 4. 23. 국가를 훔치다! - 2회 -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유곱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유고 상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식이 들어오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아나운서조차 당황했는지, 문법에 전혀 맞지 않는 말이 튀어나왔다.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유곱니다!’ 우리 국어에, 이런 표현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나는 문법 어쩌고 하는 데 신경을 쓸 정신적 여유가 없었고, 당장에라도 북한 괴뢰 도당이 남침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부터 들었다. 대통령 유고 속보는, 다른 라디오 방송국에서도 계속 흘러나왔다. “유고라니? 저게 무슨 말이야?” 조금 전까지 내 머리에 난 고속도로를 두고 놀리던 이발사 아저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유고란 말의 뜻을 물었다. “대통령 각하가, 계시지 않다는 뜻인데요.” “각하께서 갑자.. 2024. 4. 20. 국가를 훔치다! -1회- 여느 날처럼 학원을 마치고 버스를 타기 위해, 보림극장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넘었다. 아까 7시쯤 학교 앞 분식집에서 군만두 한 접시를 털어 넣긴 했지만, 버스 정류장에 늘어선 손수레에서 파는 뻘겋게 양념 범벅인 떡볶이가 나를 유혹한다. “어서 와.” “다섯 개만 먹을게요.” 시뻘건 양념으로 버무려져 먹음직스럽게 생긴 어묵에, 갖은 채소를 채 썰어 올려둔 떡볶이 꼬챙이를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맵싸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떡볶이 양념이 내 입 안을 부유하면서, 잠시 황홀함에 눈을 지그시 감는다. 평소대로라면 버스가 도착하려면 아직 10분쯤 남았기에, 떡볶이 맛을 음미하기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런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처음 듣는 노래를 부르면서 도로를.. 2024. 4.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