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 (feat : 이진숙)

업무추진비라는 단어가 나오면, 나는 가장 먼저 김정길 전 장관이 떠오른다.

 

김정길은 2005년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35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되어 체육계 발전에 이바지 했다.

 

특히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건으로 세계 각국을 순회하면서, 각국의 체육계 지도자들에게 평창 지지를 호소했었다.

 

심지어 김정길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김운룡 전 체육회장 건을 반면교사 삼아 선제적으로 2007년 3월 자크로케 IOC 위원장에게 김정길 본인의 IOC 후보직 사퇴를 철회한다는 철회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https://v.daum.net/v/20070326180915989 <--- 김정길 위원장 "IOC위원 보다는 평창유치가 우선")

 

이런 김정길의 유치 노력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지만, 서글프게도 김정길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초청조차 받지 못했다.

 

그것도 민주당 정권이라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 말이다.

 

물론 그들은 김정길이 정계를 은퇴했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지 간에 그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판 생리가 원래 그렇다는 걸, 나도 대한민국 누구 못지 않게 잘 아는 사람이니 말이다. 

 

사실 김정길의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는, 예전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셨던 애들 생각과는 배치되던 일이었고, 그래서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정중히) 막기도 했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당시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셨던 애들 거의 전부가 문재인 쪽으로 들어갔으니, 그 애들이 김정길을 대접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어리석음일 것이다.

 

 

아무튼 김정길은 그런 방해에도 불구하고 35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되어 열정적으로 활약했지만, 민주당이 정권을 빼앗긴 후 이명박 정권의 끊임없는 사퇴 압박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사퇴 압박에 굴하지 않고 대한체육회장직을 고수하자, 이명박 정권은 감사원 조직을 동원해서 김정길 체제하의 대한체육회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그때 감사원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대한체육회장이 사용한 업무추진비에 관한 사실 확인이었는데, 김정길을 내쫓기 위해 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느라 세계에 뿌린 돈 만해도 엄청난 금액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대단하다는 감사원에서, 김정길의 업무추진비 부정사용을 하나도 찾아내지 못했고, 결국 쪼잔하게 김정길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조사에 들어 갔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전 세계를 빨빨거리고 다니느라 가족들과 얼굴보는 일조차 쉽지 않았으니, 대신 가족들과 사적인 통화가 얼마나 많았겠는가?

 

아마 감사원에서는 그 점을 노렸을 것이고, 만일 거기에서 공무로 사용해야 할 휴대전화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 국가이익(세금)에 손해를 끼쳤다면, 그걸 빌미로 김정길을 내쫓았을 것이다.

 

"내가 감사 일을 20년 넘게 해왔지만, 김 장관님 같은 분은 처음 봤습니다."

당시 감사를 담당했던 조사관이, 마지막으로 남겼던 말이다.

 

김정길의 사적인 통화 사실을 확인하고 그 비용이 체육회 계좌에서 인출된 사실을 확인한 조사관이 만세를 불렀다가, 별도로 제출한 자료를 보고 반쯤 돌아버렸던 것이다.

 

당시 김정길은 매회 귀국 후 통신사에, 본인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 중 공무용과 사적인 용도의 요금 정산을 구분해 달라고 요청했고,  사적으로 사용한 시간만큼의 요금을 따로 대한체육회 계좌에 입금해뒀었기 때문이다. 

 

그런 김정길은 감사원이 대한체육회에 대한 감사를 끝내자, 본인 임기 내에서 책잡힐 일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 보란듯이 대한체육회장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https://v.daum.net/v/20080429081514367 <--- 김정길 체육회장 결국 사퇴

 

https://v.daum.net/v/20080429081514367 <--- 김정길 체육회장 사퇴.. 선장없는 올림픽

 

https://v.daum.net/v/20080428150614439 <--- 김정길 체육회장 사퇴 "어쩔 수 없는 결정"

 

예전 사용하던 블로그가 카카오 통폐합 과정에서 사라졌지만 당시 나는 김정길의 사퇴 사실을 확인하고,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의 사임을 축하드립니다!"라는 글을 작성하기도 했었다.

대한체육회장으로서 역대 그 어느 회장보다 열심히 일했고, 공직자로서 품위에 어긋나지 않게 살았으니, 부끄러울 일이 없는 사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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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진행 중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내정자 인사 청문 기사를 보면서, 이진숙의 대전 MBC 사장시절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관련한 사안을 보면서, 문득 김정길의 체육회장 시절이 떠 올랐다.

 

대한민국 공직자 중에서, 김정길과 같은 인물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 아까운 인물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잊고 산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내정자 인사 청문회에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의구심을 가지게 만드는 대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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