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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보궐선거 그리고 2010년 당시 부산의 현실

by 나정치 2023. 4. 7.

보궐선거가 어중간한 결과로 끝났다.

 

집권당인 국민의힘 참패라고 이야기하기도 어정쩡하고, 그렇다고 제1야당인 민주당의 패배로 규정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길 가다가 양놈 지갑을 주운 격이지만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상직의 의원직 박탈로 인해 후보를 내지 못한 전주 선거에서, 진보당이  국회의석을 차지한 것이, 이번 선거에서  조금은 특별했던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보궐선거 이야기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예전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의 기억 때문에 한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 나는 당시 부산시장 후보였던 김정길 캠프 소속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그리고 그 이후 김정길이 정계 은퇴선언을 하기 직전까지, 30여년을 김정길의 사람으로 살아왔었다.

 

결과부터 언급하자면 당시 김정길은 당시 한나라당 후보이자 현직 부산시장이었던 허남식과의 정면 대결에서 44.57%라는 민주당 후보로서는 역사적인 득표율을 올렸지만 낙선하고 말았다.

(이전까지 기록은, 1회 지방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득표한 37.58%였다.) 

  

당시 선거를 치르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시장 후보를 뒤에서 받쳐줄 기초단체장 후보나 기초의원 후보가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 부산은 14개 선거구였는데,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한 후보가 절반인 7명에 불과했다.

(부산진구 정해정, 동래구 정상원, 기장군 손현경, 사하구 배명수, 강서구 김진옥, 수영구 김성발, 사상구 이영철)

 

사실 당시 상황으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우리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랬기에 위에 언급한 7명의 후보에겐 지금도 고마움을 느낀다.

 

사실 기초단체장 선거도 선거지만, 그보다 더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기초의원 후보 문제였었다.

 

지금이야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인식이 널리퍼져 서로 출마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상황이지만, 당시 기초의원 정수 158명에서 우리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한 후보는 겨우 33명이었고, 그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28명이었다.

 

그만큼 민주당 당적으로는 당선은 꿈조차 꾸지 못한다는 생각이 팽배했었다.

 

사실 5회 지방선거 결과는 4년 후에 실시된 6회 지방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5회 지선에서 7명이 전부였던 기초단체장 후보에 11명이 출마했고, 겨우 33명에 불과하던 기초의원 후보 공천자가 70개 선거구 중에 동구와 서구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선거구 전 지역에 후보를 공천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70개 선거구 71명 공천, 58명 당선)

 

심지어 지난 8회 지선에서는 참패했지만, 7회 지선에서는 16개 선거구에서 13개 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내는 엄청난 결과를 얻지 않았던가 말이다.

 

 

사실 중앙당과 현지에서는 어떻게 판단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 창녕 선거의 패배는 예견된 패배였다.

 

지난 8회 지방선거야 참패가 예견되었던 선거지만, 지난 7회 지선의 경우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좋은 쪽으로 미쳤다고 표현할 정도로 압승한 선거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7회 지선에서조차 창녕군의 경우 9개 의석 중 우리 민주당이 차지한 의석은 2석이 전부였다.

 

그만큼 창녕군에서 우리 민주당의 입지가 예전 5회 지방선거 당시 부산처럼, 창녕 지역은 아직 많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현실에서 기초단체장 후보로 출마를 결단한 성기욱 후보와 광역의원 후보로 출마한 우서영 후보, 그리고 아직 박정희 망령이 살아 숨쉬는 구미의 채한성 후보는 우리 당 그 어느 누구보다 용기 있는 후보란 점이고, 박수를 받아 마땅한 후보란 점이다.

 

이들의 당을 위한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희생으로 인해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힘을 낼 것이고, 그러다가 보면 조만간 지금 부산처럼 기초의원 정도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확신 때문에 벌어지는 폐해도 만만찮다. 그러니 공천심사에서 공천신청자들의 평소 행적에 대한 엄정하고도 공정한 심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다른 지역의 후보들도 고생했겠지만, 개인적으로 창녕군수 후보로 출마한 성기욱 후보와 도의원 후보로 출마한 우서영 후보, 그리고 구미에서  도의원 후보로 출마한 채한성 후보, 이 세 사람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세 분 험지에서 악전고투 하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 혹시 제 글에, 갑자기 김정길 전 장관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에 의아해 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기에 간략히 설명 드립니다.

 

10년 만에 김정길 전 장관과 화해 했습니다.

(이 양반과 서로 의견이 충돌해서 언쟁하고 연락을 끊고 지낸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이번의 경우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만큼 서로에게 맺힌 것도 많고, 기대했던 것 또한 많았던 탓이지요.)

 

아무튼 다른 사람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난 해 겨울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고, 그 이후 부탁한 사안의 진행 상황을 문의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밝히기 곤란한 곳을 새벽에 둘이 다녀오기도 했었고요.

 

또 지난 4일에는 아들 결혼식 자리에서 얼굴을 보고 인사도 나누었고, 지난 주 목요일인가 정말 예전처럼 아무 생각없이 센텀의 커피숍에서 커피도 마시고 또 제 차로 서면까지 픽업해드리기까지 했습니다.

 

아무튼 지난 주 목요일의 경우 마음이 좀 씁쓸했습니다.

 

이틀 전 스텐트 시술을 받으셨던 탓인지, 평소의 강건한 모습이 아니셨습니다. 

 

아무튼 김정길이란 정치인과 저와의 사이는 애증..... 이 한 마디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기욱 창녕군수 후보

                                                            우서영 창녕군 제1선거구 광역의원 후보                                                               

                                                                  채한성 구미시 제4선거구 광역의원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