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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지방의회 특히 기초 의회가 필요할까?

by 나정치 2023. 4. 8.

지나친 표현이자 내용이 될 수도 있다.

 

"어차피 누가 해먹어도 해먹는 일입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공천받아 출마해보는 것이 낫습니다. 지금 세금 도둑질하는 사람들 보다는 더 잘 할 수 있지 않습니까?"

 

"4천, 아니 정해진 선거비용보다는 좀 더 써야할 테니 5~6천 쓴다고 생각하면, 5~6천 투자해서 매년 4천씩 받으면 남는 장사 아닙니까. 4년이면 1억5천은 나올 테니까. 거기에 의원 나리랍시고 폼 잡고 잘난 척도 할 수 있고, 때 되면 세금으로 해외여행도 공짜로 가고."

 

참 못된 소리다.

 

하지만 내가 내 주변에서 열심히 정당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따금 하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내가 조금만 양심을 팔 생각이 있었다면 한 정치인의 보좌진 노릇을 하는 대신에, 시당과 지역위원회 모임을 들락거리면서 내 나름의 세력을 만든 후 내 아내가 기초의원 후보에 공천 받을 수 있게 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지방의회 의원 특히 기초의원 대부분은 전문성이란 아예 없다시피 하다.

 

그냥 서민보다 돈이 조금 많은 사람, 그리고 지역(동네)에서 발이 넓은 사람, 그 덕분에 기초의원 중에는 자영업자가 많다.

 

물론 그들의 이력이나 학력을 보면 그럴싸 하게 보이는 사람 또한 많다.

 

그런데 자세히  따지고 들어가 보면 돈으로 살 수 있는 학벌(대학원 학력 중에 그게 가능한 학벌이 많지 않은가? 대학원 학벌을 내세우는 자 중에 아주 많은 자들은 학부 학력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 대부분이 학벌을 돈으로 산 자들이다.)

 

이력 또한 마찬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이력이 국회의원 ○○○ 특보 또는 ○○ 위원회 부위원장이란 이력인데, 사실 저 이력 대부분은 속된 표현으로 '개나 소나' 가질 수 있는 이력이다.

 

----------- 사기 당하지 않을 팁 or 잡소리 ------------

특보

특보는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국가기관의 장이 지명한 특보 이외에는, 대부분 이름만 있는 엉터리라는 사실이 정설일 것이다.

 

물론 대통령 선거 때는 대통령후보 선거캠프에서 후보 명의의 '특보' 임명장이 남발된다.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 후보는커녕 후보의 핵심 측근조차도, 누구에게 특보 임명장을 보냈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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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 17대 총선 직전으로 기억한다.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 상인 한 사람이 후보를 찾아온 적이 있다. 

 

당시 후보였던 김정길이,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으로 재임하던 때였다.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 상인이 김정길과 또 태권도협회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의아해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김정길을 찾아온 보따리 상인이 요구한 내용은, 자신에게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김정길 특보'란 명함을 파 달라는 것이었고, 나는 당시 그 보따리 상인의 말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바 있다.(그때 그자는 명함을 파게 해주면, 내게 현금 1천만 원을 주겠다고 했었다.)

 

아무튼 그자의 말에 따르면, 당시 중국에서 태권도가 제법 말이 먹힌다는 이유로 태권도협회장 특보란 명함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일이 그걸로 끝이 난 것으로 생각했지만 엉뚱하게 나는 다른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 상인의 항의를 받게 되었는데, 내게 거절 당했던 그자가 임의로 태권도협회장 특보 명함을 파서 다녔다는 것이다.

 

결국 그자를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자가 깔았던 명함을 전부 회수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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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례로 알 수 있는 것처럼, '특보'란 명함은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시 내가 그 보따리 상인에게 1천만 원을 받고 눈감아 줬더라도, 문제가 생길 일은 아마 없었을 것이고 협회장인 김정길 또한 그 사실을 영원히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항의하러 온 자들에게도 똑같이 천만 원씩 받고 명함을 파서 사용하게 해주면 그만이었을 테니까.

 

 

○○ 위원회 부위원장

 

정당에는 수많은 위원회가 존재한다.

 

그리고 총선이나 지선이 임박하면 기존 위원회의 부회장이 수도 없이 늘어난다.

 

특히 대통령선거 때가 되면 각 위원회 위원장 아래 부위원장을 비롯한 감투는 수백 수천으로 뻥튀기 되는 게 보통이다. 

 

내가 정치판에서 생활할 당시 대통령선거 때마다 중앙당(후보 캠프)에서 박스에 꽉꽉 채워 보내온 임명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정치판에 발을 들이민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임명장이 마치 무슨 보물이나 되는 양 애지중지 하지만, 정치판 밥을 10년쯤 먹은 사람들은 아무리 찾아가라고 독촉해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그 덕분에 선거가 끝나면 임명장은 폐지로 그리고 임명장 케이스를 덮은 우단(?)은 일반 쓰레기로 분류한다고 고생깨나 했었다. 

 

결국 '특보' '부위원장' 감투는, 후보 세를 과시하기 위한 정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자원낭비이자, 자칫하면 사기꾼을 양성하는 요인이 될 수가 있다.

 

'특보'나 '부위원장' 감투는 명예직이라 생각하고, 만일 그 감투를 가지고 무언가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99% 사기꾼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  잡소리 끝 ------------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물론 기초의원 중에도 전문성을 가지고 제대로 기초의원 역할을 하려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정치란 쪽수 싸움이고, 덕분에 그런 올바른 생각을 지닌 기초의원이 자기 고집을 고수하다가는 결국 따돌림 당하게 된다.

 

https://v.daum.net/v/20230408000406466 <--- 이 기사의 내용처럼 지방의회 의원들이 출장을 빙자한 해외관광을 나가려고 할 때, 그 잘못을 지적한 기초의원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기초의원들이 그 결정에 반발한다고 해봐야 숫자싸움에서 밀릴 것은 100%이니, 그 반발은 메아리 없는 공허한 결과를 낳을 뿐이다.

 

물론 정답은 가까이에 있다.

 

능력 있고 상식이 있는 기초의원을 공천하면, 현재 개판인 지방의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에 그렇게 인재가 많다고 생각하는가?

 

진짜 능력이 있고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초의원 보다 한 단계 위인 국회의원 공천을 받길 원할 것이니 말이다.

 

까놓고 국회의원 중에도 그 자질이 양아치 수준인 자들이 어디 한둘인가?

 

음주운전 전과자가 버짓이 국회의원이랍시고 거들먹거리고, 성범죄자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뻔뻔하게 돌아다니고, 대형 산불이 났음에도 업무시간에 골프나 치고 또 뒷풀이한답시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놈이 한둘인가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얼굴만 예쁘장한..... 피시방에서 게임에 절은 죽순이를 국회의원이랍시고 만들어 뒀더니, 타투를 합법화 하라면서 국회 마당에서 패션쇼를 벌이는 종자가 있는 곳이 대한민국 국회 아니었던가?

 

그만큼 대한민국에는 국회의원 정수 300명조차 채우지 못할 정도로 제대로 된 인재가 부족한 국가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국민들은 기초의원의 일탈을 지켜보면서 한숨을 내쉬어야 한다는 말인가?

 

지난 8회 지방선거 당시 대한민국 기초의원 숫자는 2,601명이다.

 

기초자치단체마다 기초의회 의원 세비는 차이가 있지만, 대충 5,000만 원(세비 + 기초의원 개개인에게 들어가는 잡다한 비용) 정도라고 잡으면 큰 오차는 없을 것이다.

 

결국 기초의원들에게 세비를 주느라, 우리 국민의 혈세가 매년 1.300억 정도가 낭비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기초의회에서 다루는 사안은 광역의회에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정도다.)

 

 

 

 

이 글에 반감을 가지거나 반박하고 싶은 기초의원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반박하고 싶은 생각을 가진 기초의원이 몇 명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머지는 아예 생각조차 없는 식충이 같은 족속들이니.....

 

제정신을 지닌 인간이라면, 지금 이 시국에 출장을 빙자한 해외관광을 갔었겠는가 말이다.

 

 

 

* 덧댐  1: 자주 느끼는 일이지만 조선일보 기자들은 참 교활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를 일이지만 어쩌면 조선일보 기자란 자는, 하태경의 주장이 궤변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랬기에 하태경의 궤변을 뒷받침하는 그 어떤 코멘트도 달지 않고, 단순히 하태경의 말과 국민의힘 대변인 발언을 인용하는 것에서 그쳤다.

 

* 덧댐  2: 더탐사를 비롯한 소위 진보진영의 스피커란 집단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이 크다.

전직 기자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아는데, 왜 사실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떠들다가 이렇게 뒷덜미를 잡히는가 말이다.

 

웹 검색 두어 차례만 해도 얼마든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마 사실을 확인했더라면, 더 탐사의 보도 내용이 그리고 방향이 훨씬 달라져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전직 기자출신이 언론사를 그만두고 난 이후에, 아마추어로 질적으로 하락한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