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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우리는 만나야 한다. (feat : 아빠는 박찬종, 엄마는 김정길)

by 나정치 2024. 3. 4.

대통령의 여자들개정판을 쓰는 과정에서, 예전 기록을 훑어보는 중입니다.

 

그러다가 예전 1980년대 당시 민주당에서도, 지금 민주당과 비슷한 일이 벌어졌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 대학 시절 스터디하면서 선배들에게 배웠던 말 중에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현재 민주당이 처한 상황만 보더라도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헛소리는 아니다 싶습니다.

 

12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했기에, 지금 우리 민주당이 처한 현실과 똑같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제 야당이라 불리던 민주한국당과 해금 후 정치활동을 재개한 김대중·김영삼 두 사람이 창당작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던 신한민주당의 경우를 생각하면, 지금 민주당이 처한 현실이 매우 비슷하다 할 것입니다.

 

민주한국당 약칭 민한당이, 12대 국회의원 총선거 직후 사라진 이유는 별 대단한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관제 야당이라는 껍데기는 김대중·김영삼 두 사람이 민한당에 합류하기만 했다면 얼마든지 벗어던질 수 있었고, 국민 대중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임시 관리인 격이자 이철승계로 분류되었던 유치송 총재가, 민주화를 위한 노력 대신에 관제 야당의 총재직을 유지하겠다는 삿된 욕심에서 기인했습니다.

 

그런 문제는 이민우 파동에서도 재연되었습니다.

 

이민우 총재는 야권에서 전두환 정권에 부역했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계보 보스인 김영삼에게는커녕 당 소속 의원들에게조차 아무런 의논도 없이 독단으로 전두환 일당의 내각제 개헌 제의를 수용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뻔했습니다.

 

뿌리 없는 나무가 오래 살아남을 수 없듯이, 정치적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 유치송의 민주한국당과 이민우의 신한민주당은 짧은 생을 마무리하게 된 거지요.

 

이런 현상들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머슴에게 집을 맡겨두고 잠시 여행을 다녀왔더니, 그 머슴 놈이 주인인 양 행세하면서 주인을 내쫓았다가 천벌을 받은 격이라 할 것입니다.

 

현재 이재명 사당이라 낙인찍힌 민주당에서 이재명이 하는 짓거리를, 당시 민주한국당·신한민주당에서 유치송과 이민우도 자행했었던 것입니다.

 

예전 기록에서처럼 이재명 또한 이번 총선이 끝나면, 유치송과 이민우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 분명합니다.

 

대신 민주당계의 후보들이 이런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면서, 지금부터 자신이 나아갈 행보를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재명 사당화가 완성된 현재의 민주당에서 공천받은 후보가, 의리를 지킨답시고 탈당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선거에 임하고, 출마 지역에서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리고 조국 교수가 당 대표로 확정된 조국 혁신당과 이낙연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 미래당 대 당 합당을 결행하든 아니면 선거연대를 하든지 간에, 양측이 합의해서 각 선거구 출마자를 조율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선거를 치른 후, ‘이재명 사당’으로 변한 민주당 당선자들이 탈당하여 새로 창당된 신당으로 옮겨오면, 진짜 민주당이 복원되는 역사를 쓰게 될 것입니다.

 

 

12대 총선거 당시 김정길은 신민당 공천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10·26 사태 이후 공화당 내에서 정풍운동을 주도하다가 쫓겨나고, 11대 총선에서는 서구에 출마했다가 강제 사퇴 당한 박찬종 전 의원이, 신한민주당 창당작업에 깊숙이 관계했고 그런 박찬종이 중··영도구 출마를 결정했기에, 당시 민한당 소속이었던 김정길과 지역구가 겹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상황에서는 집권당인 민정당 후보로 나섰던 윤석순이 당연히 당선될 거라 믿었던 상황이니, 같은 편끼리 싸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박찬종과 김정길은 싸우는 대신에, 같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야도(野都)인 부산 유권자들의 야성(野性)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선거 구호가 ‘아빠는 박찬종, 엄마는 김정길’이었고, 결국 김정길이 1위로 박찬종이 2위로 당선되는 쾌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예는 지금 제가 사는 금정구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12대 총선을 제외하고 11대부터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김진재 부자(父子)가 지배한다는 인식이 박힌 이곳 금정구에서도 중··영도구와 같은 현상이 벌어져, 김진재 전 의원에게 낙선의 아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그 결과 민주당계가 부산 12개 선거구에서 9석(국민당 소속으로 출마한 강경식 전 의원 포함)을 석권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재명이 아무리 민주당을 사당화하려 하더라도 그건 ‘메뚜기도 한철’이란 말도 있듯이, 이재명의 전횡은 이번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나면 끝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지역구 선택에 있어, 서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지혜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조만간 다시 만나야 할 수밖에 없는 동지들이니 말입니다.

 

다만 꼭 부탁하고 싶은 일은, 그간 이재명의 위세를 등에 업고 설쳐대던 부역자들만큼은, 우리 민주당과 대한민국의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그들을 배격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이재명 옆에 기생하면서 제 욕심을 챙긴 당 지도부라 자처하던 부류들, 그리고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국민과 자신의 터전인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말 대신, 오로지 이재명만 외치면서 선거운동을 한답시고 설쳐대는 인간들 말입니다.

 

22대 국회 동안에는, 내가 민주당 당원이란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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