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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입을 조심할 때다! (feat : 김정길)

by 나정치 2024. 3. 25.

19903당 야합 이후, 김정길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선거가 17대 국회의원 총선거였다.

 

200441일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 의장의 노인 폄훼 발언이 기사화되기 직전까지는, 그 누구도 김정길이 영도에서 낙선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김정길을 향한 영도 구민의 지지에,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더해져, 14대 총선 이후 내리 세 차례 낙선의 아픔을 해소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도래한 것이다.

 

김정길은 영도 구민의 약 30%를 차지하는 거제 출신 유권자들에게, 3당 야합 당시 고향 선배인 김영삼을 따라 민자당에 합류하지 않았단 이유만으로, 절대 표를 주지 말아야 할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그런 김정길에게 17대 총선은, 세 차례의 낙선으로 인한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차마 부정이라도 타는 게 아닌가 싶어 겉으로 드러낸 사람은 없지만 속으로는 누구나 당선을 예상했었고, 총선 국면에 접어들기 전부터 이런 추세는 계속 유지해 왔었다.

 

 

https://v.daum.net/v/20040326072244431 <--- PK충청강원제주 34곳에서 29곳 우리당 1

 

https://v.daum.net/v/20040401062945233 <--- 4.15 총선 마지막 여론조사 (3) 영남

 

그런 가운데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지 않은 새천년민주당(흔히 잔류 민주당) 후보로 등록한 이승재 위원장님과 마치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새천년민주당 처지에서 본다면 정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치사한(?) 작전을 펼치기도 했었다.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이탈표를 방지하기 위하여,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등록한 이승재 위원장님의 새천년민주당 탈당을 후보 등록 마지 날까지 미뤘던 게 바로 그것이다.

 

그만큼 당선을 확신하면서도 이탈표를 우려했고 그랬기에 이탈표 방지책으로, 새천년민주당이 아예 후보 등록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었다.

 

그만큼 열심히 그리고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선거 준비를 철저히 했다.

 

***

 

그런데 폭탄은 투표일을 보름 앞둔 41일 터졌다.

 

일부 지역을 폭격하는 폭탄 정도가 아니라, 영도 전역을 완전히 폐허로 만들어 버린 핵폭탄이었다.

 

그 핵탄두를 날린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시 열린우리당 당 의장이었던 정동영이었다.

 

바로 326일 국민일보 대학생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소위 말하는 노인 폄훼 발언, 4.1일 국민일보 지면을 통해 터져 나왔던 것이다.

 

이날 있었던 노인 폄훼 발언은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지역을 직격 했고, 이 발언으로 인해 차기 대통령감으로 인정받았던 정동영 본인의 정치 인생 또한 나락으로 치달았다.

 

개인적으로 이 노인 폄훼 발언은, 정동영 당 의장 측에서 기획된 일이 아닌가 하고 지금도 의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부동의 인기 Top을 차지하던 정동영 의장에게,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가 바로 대통령 노무현의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인 김정길이라 인식했을 것이란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정몽준과의 결별을 염두에 두고, 직접 본인 입으로 다음 대통령감으로 정동영과 추미애를 언급했던 상황에서, 추미애는 새천년민주당 잔류를 결정했음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님 탄핵소추를 주도했다.

 

그러니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정동영과 대적할 경쟁자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말 뜬금없이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고, 그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 운명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 김정길이었다.

 

명분에서도 그리고 대통령과 친밀도에서도 정동영이 김정길을 이길 방법이 없는데, 그 점은 이미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선출에서 충분히 증명되었다.

 

비록 4위로 당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되긴 했지만, 그간 정치권에서 소외되었다시피 한 김정길의 부상(浮想)은 정동영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긴 충분했을 것이다.

 

17대 총선에서 당선된다고 해봐야 겨우 3선 국회의원에 불과하지만, 재선 의원이었을 당시에도 당시 당 총재였던 김대중 총재에게 정치력을 인정받아 제1야당의 원내총무로 낙점받았었고, 김대중 국민의 정부 당시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과 정무수석을 역임했던 이력은, 정동영으로서는 절대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김정길의 정치력을 높이 산 DJ는 김종필·김영삼과의 정치적 악연을 풀기 위한 방법으로,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던 김정길에게 차관급인 정무수석을 맡아 그 난제(難題)를 해결해 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했었고, 김정길은 웃기게도 그 요구를 수용했었다.)

 

그런 김정길이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어 화려하게 부활한다면, 정동영 자신의 입지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 보듯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정동영으로서는 베팅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고, 대학 졸업 이후 정치권 입문 전까지 방송가에서 밥을 먹었던 정동영이 실수가 아닌 의도적 실수를 강행했을 것이다.

 

인생은 한방이다.’라고 하는 말이 있다.

 

그런데 정동영은 인생은 한방보다는 마이크는 한 방.’이라는 인식이 훨씬 더 강할 것이다.

 

정동영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뇌리에 가장 깊이 각인되게 된 사건이, 김영삼 정권 당시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현장에서의 모습이었음은 정동영을 아는 사람은 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초대형 사고에서 마이크를 잡은 기자가 국민의 뇌리에 각인되는 일은, 박근혜 정권 당시 벌어진 세월호 사건에서 보여준 JTBC 방송사의 경우에서도 증명 되었다.

 

손석희 사장의 역할도 컸지만, 그저 그렇고 그런 그것도 소위 진보 성향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배격하는 조··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앙일보의 자매사인 JTBC가 신뢰할 수 있는 언론사로 떠오르게 된 이면에는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보여준 기자들의 보도 태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아무튼 마이크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정동영만한 전문가가 없을 것이다.

 

그런 정동영이 아무리 학생(인턴) 기자라고 하지만, 자기 얼굴과 목소리가 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언(失言)했다는 말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동영의 노인 폄훼 발언은 그 목표하는 대상이 확실했다.

 

보수색이 강하면서 효와 예를 중시하는 경상도 유권자를 분노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고, 부산에서 김정길의 낙선만으로도 그가 의도했던 목적은 충분하고도 넘칠 정도로 달성했다.

 

투표 보름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김형오 후보에게 최소 14% 최대 21.3%의 압도적 우세를 보였던 김정길이, 막상 개표 결과에서는 3.13% 불과 2,540표 차이로 패해 분루를 삼키는 결과를 낳았다.

 

 

사족이지만 어쩌면 그 기사를 터트린 41일이란 날짜도, 정동영과 국민일보가 사전에 협의한 결과일 수도 있다.

 

아무리 사옥을 임대하는 일이지만 언론사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당시 열린우리당 중앙당사가 국민일보 사옥에서 세 들어 살고 있던 점은 의심해 볼 만하지 않은가?

 

***

 

물론 이런 치밀한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 정동영 측의 음모(?)는 그래도 최소한의 실수를 빙자한 체면치레를 한 방법이었고 또 자기 세를 키우는 방편이었기에, 욕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구석이 있다.

 

근래 공천 과정에서 벌인 이재명이 저지른 야비한 짓거리와는 확연히 구분해야 할, 조금은 차원 높은 상대를 죽이는 방법이다.

 

그런데 정말 뜬금없는 설화(舌禍)는 또 있다.

 

평소 유튜브 방송에서도 막말을 일삼다가 19대 총선에 출마한 김용민과 21대 총선에 출마한 김대호의 노인 비하 발언과 차명진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망언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생각하면, 현재 각 후보의 지지율은 무의미한 지지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순간에도 며칠 전 윤석열의 대파 가격 논란, 서민이 겪는 고물가 현실을 모르는 윤석열의 대파 가격 논란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까먹고 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니 전국 각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는 후보들은,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이유도 없고, 실망하거나 안심해서도 안 된다.

 

그냥 지역에서 지역 유권자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 찾고, 유권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묵묵히 자기 선거운동만 충실히 하면 될 일이다.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의 대파 논란과 김건희 디올 백 건을 살살 긁어가면서 국민 감성을 자극할 것이고,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와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부도덕성을 계속 공격할 것이고 말이다.

 

그러다가 어느 한쪽에서 튀어 보려고 헛소리를 내뱉는 놈이 생기면, 그때 다시 한번 판세가 요동치게 될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근래 맛이 약간 간 정청래나 또 다른 김용민 그리고 박주민, 또 민주당이 아닌척하는 위성 정당에 합류한 코인 열사 김남국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니 당 지도부는 저들의 입부터 꿰매야, 남은 기간 정상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해질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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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글이어서 광고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내가 쓰는 글에 관한 광고를 한다고 해도 크게 욕 듣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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