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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

국가를 훔치다 - 12회 -

by 나정치 2024. 4. 23.

 

 

 

그런데 순간 내 머릿속에는 아직 내가 이 사무실의 완전한 식구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권당 후보 사무실에서 수건과 비누를 탈취해서 그쪽에서 저지르려던 부정선거를 막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내게, 그쪽 사무실에 심어둔 프락치의 존재를 숨기는 걸 보면 말이다.

 

어차피 내가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서운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숨긴다고 해봐야 이미, 그가 누구인지 찾으려고 마음먹는다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데 말이다.

 

강 씨 아니면 감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겠는가?

 

 

 

 

약간 서운한 감정을 가슴에 묻고, 나는 별동대 대원이 있는 숙소로 향했다.

 

어젯밤 격렬한 싸움을 벌였음에도 대원들은, 어젯밤에 올린 엄청난 전과(戰果)에 고무되어 지친 기색조차 없었다.

 

오늘은 어떻게 합니까?”

뭐 한다고 벌써 일어났어. 밤샘했으니, 푹 자둬야지.”

전부 자고 일어났습니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작전을 진행합니까?”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으니, 저녁때까지 푹 쉬도록 해.”

 

서기만 국장님 말대로 민정당 당원을 통해 수건과 비누를 살포한다면, 그걸 막아낼 방법이 없다.

 

물론 그 대상이 각 통의 통장일 가능성이 높지만, 통장의 숫자가 한둘이 아니니 어떻게 그들 집을 일일이 찾아가 감시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 .”

오랜만이다. 졸업했지?”

아직 졸업식은 남았지. 그런데 하나만 물어볼게.”

?”

형 회사 총무부장이 우리 동네에 산다고 그랬지?”

맞아. 동사무소 아래 골목서 쌀집 하잖아. 그런데 그 양반은 왜?”

아냐. 언제 회사로 한번 놀러 갈게.”

 

서기만 사무국장님의 생각이 맞긴 하지만, 분명 어느 곳에선가 그걸 나눠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젯밤 상황을 보면 가장 먼저 수건과 비누를 배포한 지역이 연산4동이었고, 그다음이 4동과 가까운 거제동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 하나는, 민정당 지구당 사무실은 우리 쪽에서 감시하고 있을 거란 사실을, 저쪽에서도 잘 알고 있으리란 점이다.

 

 

어디 갔다 왔어요?”

전화 한 통 한다고. 아무튼 저녁때까지는 별 특별한 일이 없을 테니까, 애들 외출 삼가게 하고 푹 쉬고 있어.”

 

그렇게 이야기하고 별동대 숙소에서 나와, 나는 삼진 고무 총무부장이 한다는 쌀집을 확인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브니엘 고등학교 버스 정류장서 내린 나는 느긋한 걸음으로 연산4동 동사무소가 있는 골목을 걸어갔고, 쌀집 주변을 한 바퀴 훑어보고선 동사무소로 들어갔다.

 

주민등록등본을 하나 뗀 나는, 다시 느긋한 걸음으로 왔던 길 반대편을 훑으면서 그곳을 벗어났다.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길이지만 만일 저 쌀집에서 오늘 밤에 비누와 수건을 나눠준다면, 나라면 어떤 식으로 나눠줄 것인지 예상해 보고 또 그걸 중간서 낚아챌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 제목을 '내가 청와대의 주인이다!' 에서 [국가를 훔치다!]로 변경했습니다.

 

[ 국가를 훔치다!] 012회 본문 중 일부를 발췌해서 옮겼습니다.

 

[국가를 훔치다!]는 현재 문피아에서 무료로 공개 중이고,  60회~70회가 되면 그때 상황을 봐서 유료 전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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