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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윤석열 개인 휴대전화

by 나정치 2024. 6. 2.

통상 군부대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병력 사상이 발생했을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 책임의 무게는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여단장 사단장으로 올라갈수록 책임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대부분 경계근무 소홀로 인한 사건 사고 아니면, 내무반 내에서의 가혹행위 등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은, 아래 녹취록이 증거로 제출되었고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하급 부대 지휘관(소대장,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軍이란 조직은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이고, 그 명령이 먹히지 않으면 군 조직 자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전시에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면, 상관에게 현장에서 즉결 처분할 권한까지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수중 수색이 사단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란 사실이 확인된 순간부터, 수색 현장에 동원되었던 모든 지휘관은, 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책임과 무관해진다.

따라서 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모든 책임은 무리한 수색을 지시한 사단장에게 귀결될 수밖에 없고, 굳이 다른 책임을 물을 대상이 필요하다면 사단장에게 그 위험성을 제대로 강변하지 못하고 방조하다시피한 여단장에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모든 책임은, 임성근 사단장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만일 임성근 사단장에게 지휘 책임을 물어 임성근 사단장을 (군사)법정에 세웠더라면, 고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또는 대통령이 직접 故 수근 상병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사죄했더라면 사건이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분단국가이기에 군 복무는 우리 국민의 의무라는 인식이 국민 모두가 잘 인식하는 상황에서, 군 부대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건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은 수시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랬기에 자식을 잃은 부모도 정부에서 정중하게 예를 표하면, 어쩔 수 없이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게 우리 대한민국 부모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이유로 사건이 이런 식으로 전개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개입이다.

 

모 언론사에서 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직후, 대통령실에서 윤석열이 검사시절 사용했던 휴대전화가 동원되었다는 보도를 한 사실이 있다.

 

만일 그 개인 휴대전화를 대통령이 사용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거기서 사건 은폐음모가 시작되었다고 의심할 근거가 충분하다.

 

내가 청와대에 근무한 적은 없지만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과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에는, 청와대 경내에서는 보안상 이유로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휴대전화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휴대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니라 경내에서는 017번호 이외에는 휴대전화 전파가 잡히질 않고, 그랬기에 010이 아닌 017로 걸려 오는 전화는 청와대에 근무하는 누군가의 휴대전화라 생각했었다.)

 

결국 대통령실에서만 사용되는 휴대전화 또는 유선 전화가 아닌 윤석열 개인의 휴대전화가 사용되었다는 말은, 국가안보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거라는 의미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보안이 요구되는 대통령실에서 ·감청이 가능한 일반 휴대전화의 사용, 이 문제는 절대 간과하고 넘어가서는 안 될 사안이다.

 

그런데 이 보안 문제를 지적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아직 아무도 없다.

 

굳이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상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방국이라는 미국조차 우리 국가기밀을 빼내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대통령실에서 버젓이 사용되었다는 말은, 현재 대통령실이 외부로부터의 ·감청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닐까?

 

이 문제는 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대통령실의 개입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다.

 

故 채수근 사망 사건 파장을 축소하겠다는 생각으로 임성근 사단장 문제에 개입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은 윤석열과 대통령실의 일탈로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에서 윤석열이 검사시절 사용했던 개인 휴대전화가 사용되었다면, 그건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관련자를 처벌하는 특검도 필요하지만, 윤석열이 검사 시절 사용했다는 휴대전화를 대통령실에서 사용한 경위를 밝히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단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대통령실에서 논의되는 사안들이 줄줄이 미국이나 일본 또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새 나간다면, 우리 군사 비밀뿐 아니라 경제 정책까지 줄줄이 유출될 판 아닌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