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은 왜 박인영을 제거해야 했을까? -
‘이재명의 민주당’ 중앙당에서, 무리하면서까지 이재명 마음대로 조종할 후보를 공천한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현 금정구 지역위원장인 박인영을 죽이겠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아예 ‘이재명의 민주당’에 관심을 끊었기에 직접 소식을 접한 바 없지만, 지난 보궐선거 직후 박인영 지역위원장이 지역위원장직 사퇴서를 제출했다는 소문이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지난해 7월부터 총선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 또 그 전단계로 지역위원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서 박인영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알 만큼 안다.
그런 박인영이 지역위원장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금정구 당원 중에서 박인영이 자발적으로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생각할, 바보 멍청이가 몇 명이나 있겠는가?
그런데 이재명이 전국 250곳이 넘는 지역위원회 중 한 곳에 불과한, 금정구 지역위원장을 향해 사퇴를 압박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이재명이 내리꽂은 부산광역시당위원장…. 심지어 부산광역시당위원장 출마를 준비하던 최인호 전 의원마저, 도중에 출마를 접었을 정도로 이재명은 이재성의 부산시당위원장 선출에 압력을 행사했었다.
문제는 이재명이 내리꽂은 이재성이 무능해도 너무 무능했다는 점이다.
내 관점에서 이재성의 무능함은 무능함이 아니라, 정치와 무관하게 정치를 놀이로 아는 네티즌 수준보다 못하다.
정치판에서 정치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바보를 부산 선거와 정치를 책임지는 시당위원장에 앉혀 놓았지만, 이재성이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이재명이 내 형님입니다!’라고 씨불이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지 않았나?
이재성의 무능함은 시당위원장 후보 등록 이전, 지난 총선에서 차고 넘칠 정도로 증명되었다.
오죽했으면 지역위원회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서, 지역위원회 사무장이 반발하고 사퇴하기까지 했겠는가?
이런 무능한 자에게 자리를 보전하게 할 유일한 방법은 그 자리에 도전할 가능성이 보이는 싹을 애초에 제거하는 방법이고, 그런 가능성을 보이는 1순위가 박인영이었을 뿐이다.
그랬기에 이재명으로서는 무슨 수를 쓰든지 간에 박인영을 제거해야 했고, 후문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지난 보궐선거 공천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재명의 처음 의도는, 민주당 소속 금정구 기초의원 중 청일점인 이재용의 체급을 키울 생각이었던 듯하다.
조준영·이재용 두 사람이 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등록하여 열심히 선거 운동하는 과정에서, 이재명의 친위 조직이라 할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부산 상임대표인 이재용을 공천할 방법이 아예 없었다.
조준영이 아닌 다른 듣보잡이라 할 누군가가 이재용의 경쟁상대였다면, 얼마든지 경선으로 이재용이 승리해 공천장을 쥐여줄 수 있었겠지만, 현 금정구 당원 성향상 조준영이 아닌 금정구 기초의원 누가 경선 상대라고 하더라도 이재용이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0%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인정하는 상황이다.
그랬기에 이재명은 금정구 보궐선거는 어차피 질 수밖에 없는 선거이니, 이번 기회에 이재용의 체급을 키우는 계기로 삼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대안이 조준영을 주저앉히고 그 자리에 박인영을 내세워, 박인영·이재용 둘을 경선하게 할 계획이었을 것이다. (후문으로 나온, 박인영에게 출마를 종용했다는 이야기를 근거로 한 가설이다.)
조준영·이재용 둘이 경선한 결과 이재용이 참패하면(참패할 수밖에 없다) 이재용에게 타격이 크지만, 박인영·이재용이 경선해서 이재용이 참패하더라도 이재용이 타격받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재용이 박인영에게 대적할 정도의 체급이라는 사실을, 사방에 광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이 박인영에게 출마를 강요한 그건, 박인영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강요였다.
우선 깜냥조차 되지 않는 이재용과 경선한다는 사실 자체가 자존심 상할 일이고, 무엇보다 친자매처럼 지내는 조준영의 꿈을 짓밟는 일이 되지 않는가 말이다.
그런 이유로 버젓이 예비후보로 등록해서 열심히 지역을 누비던 조준영·이재용 두 예비후보를 강제로 주저앉히고, 정치할 자격조차 없는 자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 부분에서 나는 박인영과 조준영 두 사람에게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특히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박인영의 경우, 여장부라 할 정도로 강단 있는 친구였다.
그런데 왜 이번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박인영을 상징한다고 할 정도의 강단을 보여주지 못했는지 의아하고 안타깝다.
정치하는 사람이 공천에 목을 매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나도 다른 누구만큼 잘 알고 인정하는 바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내가 김정길 전 장관과 이야기하면서, 김 전 장관의 장남인 창희를 23대 총선에 부산 영도구에 출마하게 하자고 말씀드렸었다.
“당에서 창희한테 공천을 주겠나?”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에서는 당연히 주지 않겠지요. 영도에도 이재명이 딸랑이 노릇을 하는, 민병렬 마누라가 지역위원장으로 있지 않습니까?”
“그걸 알면서도 창희를 출마시키자고? 경선도 경선이지만, 아예 경선 없이 전략공천 할 수도 있는데?”
“이재명이가 평생 ‘이재명의 민주당’ 당 대표를 하겠습니까? 만일 내후년 총선 전에 이재명이 구속되면 이재명 조직은 와해할 거고, 그때까지 이재명이 당권을 쥐고 있다면 아예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됩니다. 창희 정도면 15% 득표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문제는 김정길 전 장관의 장남인 이놈이, 내가 하는 다른 말은 최소 90% 이상 수용하는데, 정치하라는 말에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 아버지가 평생 낙선만 거듭하면서 가족을 힘들게 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여서, 얼마 전까지도 가정을 책임질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결혼마저 하지 않겠다고 했던 친구였으니 말이다.
지극히 사적인 얘기지만 그랬기에 내가 여러 차례 결혼할 걸 종용했었고, 드디어 지난해 이 친구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내가 미쳐 날뛰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비록 늦기는 했지만 이제 결혼했으니, 아기를 가지라 설득했고 그 설득 또한 먹히는 중이기도 하다.
내가 박인영에게 안타깝게 생각하고 해주고 싶었던 얘기가 바로 저 부분이다.
박인영 또한 그다지 많지 않은 나이다.
내 기억으로 박인영은 70년대 후반에 태어나, 아직 40대 후반 나이인 거로 안다.
이재명이 재판 방해에 해당할 정도로 재판을 미루고 미뤄서 대통령 선거 때까지 구속되지 않고 정치생명을 연장한다고 해봐야, 이재명과 싸워서 불이익을 당할 기간은 대통령 선거 전후가 한계다.
박인영이 이재명과 대립각을 세운다고 하더라도, 다음 총선 그러니까 23대 총선 과정에서 단 한 차례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하면 그뿐이라는 점이다.
아니꼽고 더럽더라도 탈당하지 않고 당적을 유지한 상태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해서 경선을 요구하고,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공천에서 배제되면 또 공정경선을 요구하면서 명분을 손에 쥐면 충분하다.
뭐가 무섭다는 말인가?
만일 23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재명의 민주당’ 공심위에서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을 결정한다면, 지난 보궐선거 참패의 원흉인 ‘이재명의 민주당’ 보궐선거 후보자가 했던 것처럼 부산대학교 정문이 아닌 중앙당 당사 앞에서 공정경선을 보장하라면서 삭발 기자회견이라도 하면, 그 순간 전국적인 이슈의 주인공이 되지 않겠는가?
박인영의 얼굴이라면 삭발해도 예쁘다는 평을 받을 것이고, 그간 쌓았던 ‘강단 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극대화 할 기회이기도 한데 말이다.
그래서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아무튼 사퇴서를 제출했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사퇴서 제출과 무관하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금정구 기초의원들과 함께 똘똘 뭉쳐서 각자의 선거구를 찾아다니면서 바닥을 다지는 일만 계속하면 될 일이다.
분노하고 억울해하는 마음을 지역주민에게 투자하라는 뜻이다.
내가 선거에 패할 때마다 찾아간 곳이 바다였다.
그것도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처럼 파도가 잔잔한 곳이 아니라, 파도가 강하게 들이치는 장소를 찾아갔었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이기대 선착장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44.57%를 득표해서 주변 사람들이 ‘이긴 거나 진배없는 선거’라 환호하고 있었을 때, 나는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를 조수석에 태우고 이기대 선착장을 찾았었다.
찾아간 지가 오래되어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때만 해도 밤이 되면 이기대 선착장은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어둠이 전부였다.
“장관 님, 내리시지요.”
“불도 없는 여길 왜 와?”
“속 터질 때, 여기가 최곱니다.”
모르긴 해도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를 바로 곁에 둔, 김정길 전 장관 심정은 무서웠을 것이다.
파도가 조금만 심하게 치면 선착장 바닥까지 바닷물이 치고 올라왔으니, 자칫 파도가 심하게 치면 바닷물에 휩쓸려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기도 하는 장소다.
“너, 날 바닷속으로 밀어버리고 싶나?”
오죽했으면 김 전 장관이 내게 그런 농담을 했었겠는가?
그만큼 거기서 누군가를 밀어버려도 증거 하나 남지 않을 무서운 장소였다.
지금이야 그곳이 개발되어 관광지로 변해 CC-TV 카메라도 있겠지만, 2010년 당시만 해도 이기대 선착장은 밤만 되면 지나는 사람 하나 없고 오로지 파도만 강하게 들이치는 그런 장소였으니 말이다.
어쨌든 나는 선거에 졌을 때마다 그곳을 찾아 분노를 삭이고, 죽고 싶다는 욕망을 파도에 쓸려가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으로 살고 싶다는 의지로 바꾸고, 또다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결의를 다졌었다.
금정구 박인영을 비롯한 조준영·문나영·원명숙·양달막 이들에게, 그들이 나를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지 간에 정치판 선배로서 이 한마디는 꼭 해주고 싶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이 다섯 글자를 말이다.
* 그리고 하나 재미로 추가하는 말 하나는...... 속된 표현으로 금정구 보궐선거로 인해, 이재명은 '국 쏟고, XX 데인 격' 처지가 되었다는 점이다.
추종하는 무리의 수장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부산 상임대표인 이재용을 바보로 만들었으니, 결국 부산에서 이재명 지지세력의 와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시발점이 된 사건이 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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