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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부산 민주당 40%대 득표율이 무너졌다. (4)

by 나정치 2024. 11. 10.

 

- 선거 기획조차 없었던 선거 -

 

선거를 준비할 때마다, 내가 했던 짓거리가 있다.

 

함께 선거를 치를 선수를 한군데 모으고, 대형 화이트보드에 세로로 세 줄을 그어 우리 후보와 상대 후보의 장단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게 하고, 그걸 화이트보드에 받아 적는 일이다.

 

1시간은커녕 채 30분도 되기 전에 상대 후보의 장점과 우리 후보의 단점을 적는 칸은 빽빽하게 들어차고, 그걸 지켜보면 한숨밖에는 나오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

 

“C8 졌네.”

 

이때쯤 저절로 담배에 손이 가고, 담배를 한 모금 깊숙이 빨아들였다가 내뱉을 즈음부터는 어떻게 해야 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게 내가 하는 선거 기획 방식이었다.

 

사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부산 그것도 김정길을 배신자라 이야기하는 거제 출신 유권자 30%가 엄연히 존재하는 영도에서, 김정길의 당선은 헛된 꿈일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인정한다.

 

상대 후보는 100%에서 50.00001%만 득표하면 당선되지만, 우리는 70%만 남은 유권자 중에서 그만한 득표를 해야 하니, 기울어진 운동장 그 자체였던 선거가 영도에서 치른 선거였다.

 

오죽했으면 내가 김정길 전 장관께 장관님이 영도에서 선거를 치러서 당선될 가능성은 0입니다. 다만 장관님이 다른 어떤 후보를 내 선거를 치른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 하시면, 그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70~80% 정도는 될 겁니다.’라고 말했겠는가?

 

문제는 날 당선 시켜준 영도구민을 배신할 수 없다라는 지극히 순진한 생각의 김정길 전 장관이 영도 떠나는 걸 극렬하게 반대했기에, 나로서는 낙선할 게 뻔한 선거에서 조금이라도 덜 지는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었을 뿐이다.

 

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김정길이 44.57%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3당 야합이 있었던 1990년 이후 선거에서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되기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웠었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바로 사하구의 조경태 의원이고, 나 또한 조경태 의원의 그런 점을 높이 산다.

 

그래서 정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정치적 식견과는 무관하게, 지역의 득표 활동 부분만큼은 조경태의 초선으로 당선되기 이전 8년의 노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아무튼 다시 금정구 보궐선거로 돌아가 보자.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22대 총선에 출마하던 초기, 여론공작소 의 헛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환호하던 분위기가 생각난다.

 

당시 금정구만 아니라 부산진구()() 선거구 역시, 기분이 좋아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약간의 상식만 아니 냉정함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시 발표된 여론공작소 의 여론조사 결과가 완전히 엉터리란 사실을 깨닫거나 최소한 의심 정도는 해봤을 것이다.

 

부산진() 선거구는 직전까지 당시 부산 민주당의 대표주자라 이야기할 김영춘 전 의원이 텃밭을 다진 지역이자, 전직 구청장이었던 서은숙이 후보로 출마했기에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19대 총선과 제6회 지방선거를 내가 직접 선거를 기획하고 치러본 부산진(), 내가 25년을 살고 있는 금정구 분위기를 아는 나로서는 진짜 미친 게 아닌가 싶었다.

 

물론 캠프 구성원과 후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에 차마 입 밖으로 끄집어낼 수는 없었지만, 선거 결과가 힘들 거라고는 생각했었다.

 

다행히도 여느 선거사무소 분위기와 달리 박인영 캠프는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서, 득표의 기반이 되는 기초의원들이 마치 자기 선거처럼 후보 선거에 임한 덕분에, 박인영 후보는 43.37%라는 금정구의 역대 최고 득표율을 거둘 수 있었다.

 

그랬기에 지난 22대 금정구 총선 결과는, ‘졌지만 잘 싸웠다가 아니라 진짜 잘 싸운 결과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여론공작소 의 몰염치한 행위는, 지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재현되었다.

 

선거 막판까지도 이재명의 민주당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승리한다는 여론 조작 결과를 내놓았고, 그걸 바보처럼 두 번씩이나 속은 조두(鳥頭)들이 설쳐댄 선거였다.

 

 

 

문제는 지난 10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다.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치른 지난 10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선거 기획이 없는 무식한 패싸움에 불과하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는 이재명의 민주당후보 쪽에서, ‘지역위원장인 박인영이 선거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라는 등의 개 짖는 소리를 하는 거로 아는데, 정말 그건 개 짖는 소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찾아가면 고맙다는 인사는 하지 않아도 반기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재명의 민주당후보는, 전국에서 찾아온 이재명 딸랑이를 자처하는 국회의원들 틈에서, 박인영 지역위원장 이하 금정구 기초의원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물색없는 한 인간이(내가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었다) 그래도 당원이니 선거를 도와야 한다며 찾아갔다가, 아는 척하는 개의 자식들이 하나도 없어, 뻘쭘하다는 생각에 그냥 돌아서 나오기까지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인영만 아니라 후보 자리를 강탈당한 조준영까지, ‘이재명의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내용을 끊임없이 SNS에 포스팅한 걸 내 눈으로 목격했는데, 결국 선거를 돕지 않았다는 말은 말이 아닌 개 짖는 소리라는 것이다.

 

아무튼 금정구 선거는, 외지인이 들어와 설치면 역효과를 낼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누구나 인정하듯 금정구는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이 사는 지역인데, 외지인 중에 가장 설치고 다녔던 인간이 바로 얼마 전까지 국민의힘 소속이었다가 다시 민주당으로 날아온 철새 이언주다.

 

금정구의 국민의힘 당원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이언주가 설치는 모습을 보고 생겨났을 반발심, 이언주가 불러온 반발심이 투표에도 분명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무튼 내가 판단하기에 지난 10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이재명의 민주당후보 캠프에서 선거 기획은 아예 없었다는 판단이다.

 

공약이라고 내세운 것이 지난 4월 박인영 후보가 내걸었던 침례병원 공공병원 화 거기에 분칠을 조금 더 한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아니 아무리 당 지도부 꼴리는 대로 하는 전략공천이고 또 이재명 일극 체제의 이재명의 민주당이지만, 후보의 경쟁력 고려는커녕 후보가 과연 구청장으로서 자질이 있는지조차 검토하지 않은 공천이었다는 말이 정답이다.

 

구청장을 선출하는데, 유권자가 느끼기에는 구청장 후보란 작자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가 윤석열 심판인데, 그러면 구청 살림은 누가 책임지고 한다는 말인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라 할지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은 중앙당 차원에서나 가능한 구호이지, 일개 선거구의 국회의원 후보가 내지를 구호는 절대 되지 못한다.

 

그런데 국회의원도 아닌 기초단체의 살림을 책임질 구청장 후보가, 구청 살림살이를 늘일 생각 대신 중앙정치에 기웃거리고 있다는 인식을 심은, 그것부터 패배를 자초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내세운 구청장 후보가, 구청장 후보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소개에서 드러났다.

 

전국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선거였다면 후보가 많아 주목도가 덜 했겠지만, 몇 군데 되지 않는 선거여서 전 국민이 지켜보는 선거가 지난 지방선거였다.

 

그랬기에 지난 보궐선거에서 부산 금정구는 전 국민이 주목하는 지역이었고, 대한민국에서 선거가 시작된 이후 현역 국회의원이 가장 많이 찾아온 선거였다.

 

심지어 후보를 공천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번 방문했고, 이재명 또한 네 번이나 금정구를 휘젓고 다녔다.

 

당시 이재명을 따라다녔던 개의 딸 중에는, ‘사기꾼’ ‘범죄자’ ‘XX’라 욕하는 소리를 들었던 자가 있을 것이다.

 

금정구 유권자 중 아주 많은 사람이 이재명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가 바로 저 소리이고, 이재명이 금정구를 휘젓고 다닐 때마다 반발심에 표가 조금씩 조금씩 떨어져 나갔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할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이 구속되거나 정치생명이 끝나기 전에는)

 

부산 금정구 유권자 중 보수 성향의 유권자 대부분은 점잖은 양반들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먹고사는 일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너그러움이 있고, 그런 이유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당 계열의 후보 또한 발을 붙일 수 있었던 지역이다.

 

흔히 말하는 수구 꼴통이란 인식의 보수 성향 지지자와 다른 점이고, 그랬기에 내가 가깝게 지내는 지인과 만나면 나는 이재명을 욕하고 그 양반들은 윤석열 욕하는 사이기도 하다.

 

이런 지역 분위기를 전혀 모르고 물량 공세로 밀어붙이면 보궐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어리석은 판단을 했던 이재명의 민주당선거가 지난 10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다.

 

* 선거 기획이라고는 아예 없었던 선거.

* 국회의원 배지, 지방의원 배지만 달고 와서 설쳐대면 그 배지값을 할 거로 오판한 선거.

* 변절자가 상대 진영에 어떤 반발을 불러오게 하는지 그런 고려조차 없이, 철새 이언주를 금정구에 풀어 놓은 선거.

* 이재명 데뷔 이후 지금까지 충성을 다해 이재명 만세만 불렀던, 더민주혁신회의 부산 상임대표인 이재용을 물먹여 이재용 지지자에게 배신감을 안긴 선거.

* 소득세를 체납하고 개인 살림살이조차 제대로 살지 못해 적자 인생을 사는 자에게, 구청 살림살이를 책임질 구청장 후보로 공천한 양심을 내다 버린 선거.

 

이런 수많은 것들이 모여, 40%대에 연착륙했던 금정구 지지율을 다시 30%대로 급락하게 만든 선거가 지난 1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