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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업무추진비 & 법인 카드(feat : 김정길 vs 이재명)

by 나정치 2024. 11. 19.

검찰이 이재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이재명을 기소한 근거는, 이재명이 경기도지사 시절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한 일과 경기도 예산으로 과일 대금에 예산 유용, 샌드위치 대금에 세금 유용, 세탁비에 예산 유용과 법인 카드 사적 사용 혐의다.

 

항간에 과일과 샌드위치에 소고기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경기도 예산으로 소고기는 사 먹지 않은 듯하다.

 

검찰이 이재명을 위 죄목으로 불구속 기소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이재명의 민주당소속 정치인들이 개처럼 짖어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검찰이 쪼잔하게 이런 사소한 일로, 1야당 대표를 걸고넘어지냐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이 조사한 바로, 이런 식으로 이재명이 배임 혐의를 받은 금액의 총액이 1653만 원에 달한다.

 

만일 기업의 임직원이 이런 식으로 회삿돈을 유용해서 착복했다면, 1차로 회사에서는 착복한 금액을 회수함과 동시에 해임하는 게 일반적이고 당연한 처리 방식이다.

 

그런데 저 정도 수준이면 회사가 비리를 저지른 범죄자를, 크게 봐주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엄연히 형사범인데 그간 정리를 생각해서, 또 저런 사실이 공개되면 회사의 명예가 실추될 것이기에 적당히 덮었을 뿐이다.

 

공직사회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대부분 사안은 횡령한 금액을 반환하면 해임 처리한다.

 

그냥 인간적 정리로 그렇게 처리하는 것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그런 식의 봐주기는 결정권자 또한 비리에 동조하는 공범일 수 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되는 정부 부처의 예산을 유용·횡령한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받아 마땅한 일이다.

 

사람들은 종종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검찰이 법인 카드 사적 사용과 경기도 예산 유용 건으로 이재명을 불구속 기소하자, ‘이재명의 민주당소속 의원들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검찰을 비난하기에 바쁘다.

 

그런데 시간을 2~3개월만 거슬러 올라가면, ‘이재명의 민주당국회의원들의 그런 행위가 얼마나 후안무치한 짓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바로 국회 과방위에서 있었던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장면이다.

 

당시 국회 과방위 소속 최민희 위원장을 비롯한 이재명의 민주당국회의원들은, 이진숙 후보자가 대전 MBC 사장 시절 사용한 법인 카드 유용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추궁했었다.

 

이재명의 과일값과 샌드위치값 예산 유용은 엄청난 비리로 인식될 정도로, 이진숙이 법인 카드로 커피를 사서 마시고 파리바게뜨란 빵집에서 3,000원짜리 빵을 산 일까지 강하게 추궁했었다.

 

그 정도로 기업이든 국가기관이든 그 예산의 사용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방증이고, 당시 이재명의 민주당과방위 위원들의 추궁과 질타에 국민은 속이 시원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청문회에서 이진숙을 추궁하고 질타했던 최민희를 비롯한 과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재명의 법인 카드 사적 사용과 경기도 예산으로 과일과 샌드위치 그리고 세탁비 수천만 원을 유용한 데 대해 질타하고 추궁해야 함이 옳다.

 

그런데 이재명의 민주당소속 의원들은 추궁과 질타는커녕,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한 검찰에 날을 세우고 있다.

 

이것이 바로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과 이재명의 민주당또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이런 작태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사건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제35대 대한체육회장을 역임했던 김정길이다.

 

많은 사람이 대한체육회장을 정권에서 임명하는 임명직으로 생각하는데, 대한체육회장은 엄연히 선출직이고 김정길 또한 당시 노무현 참여정부 인사의 방해를 이겨내고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김정길 회장은 재임 중 체육계 내의 비리를 솎아내기 위해 왕성하게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IOC 위원 후보직을 반납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출범 후 당시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유인촌은 사사건건 대한체육회 행사에 제동을 걸면서, 김정길의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법적으로 쫓아낼 방법이 없자 당시 문체부 장관 유인촌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임명을 승인하지 않는 식으로, 대한체육회 업무를 마비시키는 일마저 서슴지 않았었다.

 

그렇게 했음에도 김정길이 대한체육회장에서 물러나지 않자, 결국 감사원을 동원해서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감사에 돌입했었다.

 

이때 국민은 전혀 모르는 에피소드가 하나 생겼다.

 

대한체육회 감사에서 흠을 잡지 못했던 감사원 감사관들이, 급기야 대한체육회장이 사용하는 업무용 휴대전화의 사용까지 조사했다.

 

대한체육회장이란 자리가 해외 출장이 잦을 수밖에 없고, 그랬기에 휴대전화를 사적으로 사용한 부분이 있을 거라는 예상에서 그리했을 것이다.

 

내가 감사원 밥을 20년도 넘게 먹었는데, 회장님 같은 분은 처음 봅니다.”

 

이게 감사원에서 파견된 감사관 한 사람이, 대한체육회 감사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김정길 전 장관은 대한체육회장 당선 전부터 또 그 이후까지 항상 같은 번호의 휴대전화 한 대만을 사용했다.

 

그랬기에 해외 출장 중 부득이하게 가족들에게 하는 연락도 그 휴대전화로 할 수밖에 없어, 대한체육회장으로 사용한 통화와 사적으로 사용한 통화 요금이 혼재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정길 회장은 출장에서 돌아오면 항상 통신사에서 공무로 사용한 사용 요금과 사적으로 사용한 요금을 각각 계산해달라고 요청했고, 사적으로 사용한 요금 액수만큼 대한체육회 통장에 입금하는 식으로 처리했었다.

 

그렇게 대한체육회를 향한 전방위적 감사가 끝난 후, 김정길은 재임 중 본인이 대한체육회에 손해를 입힌 일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돌연 대한체육회장직을 자진해서 사퇴했다.

 

모르긴 해도 유인촌 당시 문체부 장관을 비롯한 이명박 정권 핵심 인사들은,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의 돌연 사퇴에 곤혹스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당시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사퇴 기사를 보고, 나는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의 체육회장직 사퇴를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내 블로그에 써서 올리기도 했었다.

 

밀려나서 사퇴하게 된다면 뭔가 약점이 있기에 물러난 거라고 오해할 사람이 있겠지만, 이명박 정권조차 포기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대한체육회장직을 수행했다는 결과표를 받았으니, 더는 김정길이 대한체육회장직에 연연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김정길이란 정치인이 대중적 인기는 없지만, 그래도 국민에게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남을 수 있다.

 

https://tv.kakao.com/v/7778828 <---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사퇴 기사 영상

 

김정길이란 정치인이 40년이란 오랜 기간 정치하면서, 그간 돈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적은 단 한 차례 있었다.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인 노무현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부산 선대본부 사무실을 구할 비용이 없어 노무현 쪽에서 도움을 요청했고, 당시에는 운전기사였던 최도술을 통해 2억 원을 전달했던 일이 있다.

 

그런데 그 건 역시 법적으로는 기소되어 3,0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긴 했지만, 실상은 최도술에게 영수증을 발행해 주라고 지시했었고 단지 후원금을 냈던 기업인이 영수증 요구를 하지 않았던 탓이다. (이 부분은 재판에서 입증되었지만, 증거 서류가 우선이었기에 억울하게 벌금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https://v.daum.net/v/20050119074631999 <--- 관련 기사

 

정치인은 무릇 김정길처럼 깨끗해야 하는 법이다.

 

김정길이 저런 식으로 독야청청했기에, 3당 야합 이후 꾸준히 부산에서 출마해서 일곱 번 도전하고 일곱 번 낙선하는 등으로 전패했지만, 김정길을 흔하디흔한 과거의 재선의원으로 치부하는 사람은 없다.

 

김정길 정도의 중량감을 가진 중진 정치인 중에, 정계를 은퇴할 때까지 아무 구설수가 하나도 없는 정치인이 대한민국에 과연 몇 명이나 되느냐 말이다.

 

그런데 김정길처럼 남에게 손가락질받지 않는 정치인으로 기억되는 방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개인적 욕심을 버리고 원칙에 충실하면 된다.

 

이재명이 경기도지사 시절 관용차로 제네시스를 이용했는데, 김정길이 대한체육회장 당시 제공된 관용차는 에쿠스였다.

 

그런데 다들 아는 일이지만 대부분 관용차는 기관장의 개인 승용차처럼 이용되고, 심지어 운전기사조차 개인이 고용한 것처럼 부려 먹는다.

 

당시 김정길은 대한체육회장이 사용하는 관용차가 에쿠스란 사실을 확인하고, 동생에게 부탁하여 똑같은 차종의 에쿠스를 구매해서 사적인 볼일에 사용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감사원 감사관도,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이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었다고 착각하기까지 했었다.

 

후일 공적인 업무 때 사용하던 차와 사적으로 볼일을 보러 다니면서 이용한 차량이, 차종만 같을 뿐 번호판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기가 차 하기도 했었다.

 

 

아무튼 이재명의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그 방법 또한 간단하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향한 비난을 토하는 것만큼, 이재명·김혜경 부부를 향한 비난도 똑같이 하면 된다.

 

까놓고 얘기해서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김건희 혼자만 잘못을 저질렀을 뿐, 윤석열은 김건희 표현대로 등신같이마누라 하나 통제하지 못하는 잘못 말고는 드러난 잘못이 없다.

 

물론 정권이 바뀐 후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에 윤석열의 입김이 개입되었는지 아닌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고, 또 영일만 앞바다 엉터리 유전 건에 얼마만큼 개입되었는지 또한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이재명·김혜경 부부는 이미 둘 다 잘못이 드러나서, 김혜경은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이라는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이재명 또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재명은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또 남아 있고, 이 외에도 두 건의 재판에다가 오늘 또 법인 카드 사적 사용과 경기도 예산 유용 혐의로 기소되어, 이미 1심 판결이 끝난 재판 이외에도 4건이 더 남아 있다.

이런 파렴치한 자를 두둔하느라 이재명의 민주당소속 국회의원들은 지난 21대 국회와 이번 22대 국회를, 민생을 내팽개친 완벽한 방탄 국회를 만들었다.

 

이런 방탄 국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이재명의 민주당소속 국회의원들은, 국민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면서 큰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