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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선거는 ○○○처럼, 정치는 ○○○처럼.

by 나정치 2023. 4. 16.

 

굳이 이 영상을 찾아보지 않았다.

 

그냥 유튜브 알고리즘 때문에 돌발영상이 올라와 있었고, 그러다 보니 어떤 내용인지 잠시 보게 되었다.

 

사실 내가 문재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고, 그게 개인적이라고 하기엔 모호한 이유 때문에 혼자만 알고 끙끙거리는 중이다. (물론 문재인 당선 이후엔 몇 분에겐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분들로서는 민주당 당원인 내가 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는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계속 삐딱한 시선으로 문재인을 바라봤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을 테니까.)

 

아무튼 이 영상을 보면서 윤석열(그리고 한덕수를 비롯한 현 국민의힘 주류)와 문재인과 이재명 그리고 국민의힘 비주류 간의 차이점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영상에서 한덕수를 보는 순간, 저 자리에 한덕수가 아닌 차라리 김건희를 보내놨으면 훨씬 더 나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윤석열 일당 중에, 제대로 된 쇼를 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김건희 단 하나뿐이다.

 

혼자 잘나가는 유튜버였다고 착각하면서 윤석열을 졸졸 따라다니다가 목적을 달성한 그 친구조차도 대중이 어떤 걸 원하는지 모르고 뻘짓을 연발하는데, 국민의힘 꼰대들이 어떻게 트렌드를 잡아낼 수 있겠는가?

 

차라리 홍준표처럼 막가파(그러면서도 홍준표는 김재원처럼 바보같이 선을 넘는 막말은 하지 않는다.)식이, 젊은 층에서조차 훨씬 더 잘 먹히고 있다.

 

내가 정치판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소리가 있고, 그제도 한 후배와의 통화에서 똑같은 잔소리를 했었다.

 

"선거는 쇼처럼, 정치는 진정성을 가지고!"

 

내가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김정길이란 한 정치인을 서포터하면서, 저 말 하나 만은 확실하게 지켰었다.

(물론 1990년대까지는 선거를 쇼란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게 일반적이지 않았기에, 그때는 괜히 말을 꺼냈다가 욕만 듣기도 했고, 덕분에 왕따 아닌 왕따가 되기도 했었다. 저런 생각 덕분에, 캠프 내에서 진짜 내 독무대는 2000년대부터였지.....)

 

 

아무튼 위의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추모 행사에 참석해서 똥오줌조차 가리지 못하는 한덕수..... 묵념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는 데도, 그 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멍청함..... 위령제에서 뭔 뜬금없는 IT 어쩌고 개소리란 말인가?

 

그리고 윤석열의 불참을 대신 변명해주는 국민의힘 일부 국회의원들..... 그런 상황에서는 주둥이 닥치고 있는 것이 훨씬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멍청함이다. (국회의원들이 가장 잘 사용하는 no comment란 무기가 있지 않은가?)

 

 

 

대신 참 대단하다 싶은 쇼를 한 사람도 있었다.

 

이준석과 이준석과 함께 참석한 국민의힘 소속인(아마 이준석 계 의원과 지역위원장) 자들......

 

그리고 최고 하일라이트는 전직 대통령인 문재인.....

 

여전히 쇼를 잘하고, 그 쇼가 국민에게 먹히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글의 제목을 '선거는 OOO처럼, 정치는 OOO처럼'이라고 정했다. 

 

선거는 자신의 당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던져야 하는 작업이다.

 

그랬기에 국회의장을 역임한 모 씨는, 예전 선거 판세가 불리해지자 C호텔에 자발적으로 감금 당하면서, 당원들을 이용해서 안기부에 끌려갔다고 소문을 냈었고, 그 덕분에 지역 유권자들의 분노가 폭발해서 2등으로 당선된 적이 있었을 정도다.

 

나 또한 선거를 치르면서 쇼를 기획한 적이 있었고, 비록 당선에 이르진 못했지만 그 쇼는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정치인이 시종일관 쇼만 하다가는 그 사람은 정치인 대접을 받기 어려워지고, 결코 국민 기억에 오랜동안 남는 정치인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선거는 (김건희, 문재인)처럼, 정치는 (김정길, 김영춘, 노무현, 박지원, 유인태)처럼' 하라고 권하고 싶다.     

 

문제는 정치를 저 양반들처럼 하면, 절대 인기를 얻을 수 없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겠지만, 정치를 마무리한 이후에도 우리 대한민국 정치를 이야기할 때, 절대 욕을 얻어 먹을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 극단적인 예를 보여준 사람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님 아니었나?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기타를 치면서 선거운동했었던 그가 그리고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던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재임기간 5년 내내 국민으로부터 욕을 듣지 않았었던가?

 

우리 헌정사에 탄핵소추를 처음으로 경험한 양반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님이었다.

 

그런 노무현 대통령님이 퇴임 후에는 어땠었나?

 

모르긴 해도 그 양반에게 그 일이 벌어지지 않고 생존해 계셨다면 그 양반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을 것이고, 만약 그렇게 되었더라면 박근혜가 아닌 이명박이 탄핵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이후 대통령의 이름은 전부 달라졌을지 모른다.

 

그럼 윤석열이 대통령이 될 수도 없었을 것이고.

 

 

나는 대한민국 정치인이 탤런트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정치인이 탤런트가 되는 순간은 선거운동 기간이면 충분하다.

 

비록 대중적 인기는 얻지 못하더라도, 무릇 정치인이라면 쇼를 하기보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는 그런 사람이길 기대할 뿐이다.

 

이제 그런 진정성을 가지고 정치에 임할 정치인이 과연 몇 명이나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지만.....

 

3김 시대 정치의 막내인 김영춘이, 우리 대한민국 국회에서  진정성으로 정치를 한 마지막 정치인이 아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