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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국민의힘은 검찰의 시간? (feat : 포스트 이재명 시대가 온다.)

by 나정치 2023. 12. 12.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불출마 선언을 합리화했는지, 그 내용에 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

 

며칠 전까지 장제원 의원의 태도가 어떠했는지 또 정치인에게 4년이란 공백이 얼마나 고통인지에 대해서는, 나 또한 여느 정치인 못지않게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장제원 의원이 그것도 출마만 하면 당선될 가능성이 90% 이상인 장제원 의원이, 지금 시점에 불출마를 선언한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자신이 속한 정당인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정말 씨알도 먹히지 않을 소리다.

 

당선 가능성이 90% 이상인 자기가 출마해야 1석이라도 더 보태 당의 총선 승리가 가능해지지, 듣보잡을 낙하산으로 내리꽂는 식으로 총선 승리를 기대하겠다는 얼빠진 정치인이 있겠나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지금의 사상 대통령은 장제원인데, 그런 사상 대통령 장제원이 내년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그리고 인요한의 혁신위에 사사건건 태클을 걸고 반발했던, 국민의힘 대표인 김기현 또한 그간의 행보에서 한 발짝 물러선 분위기를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내 개인적으로 국민의힘에 검찰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판단이 나온다.

 

한때는 윤핵관의 핵심 중에서 핵심이었던 장제원조차 이겨낼 수 없는 거대한 힘.

 

판도라의 상자라 할 수 있는 검찰 캐비닛이 개방되었을 것이고, 그 이유로 장제원과 김기현이 물러설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지금 물러서면 4년의 공백이지만, 지금 개기다가 물어뜯기면 8년이란 공백을 경험해야 할 형국이니.

 

정치판 밥을 먹는 인간 중에, 털어서 먼지 나오지 않을 인간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일 것이니까.

 

이런 식의 방법은 얼마 전 완결한 반골, 세상을 바꾸다.’에도, 검사 출신 이수찬이 몇 차례 사용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검찰이 수집할 수 있는 정보가 그만큼 방대하다는 의미이면서, 현 윤석열 정권이 인사권을 법무부로 이관해 처리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

 

2010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섰던 김정길 전 장관이, 예상 밖의 선전으로 44.57% 득표로 대권후보 반열에 올랐던 적이 있다.

 

나 역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김정길 대통령 만들기를 준비했지만, 정말 조용하게 물밑 작업으로 일관했었다.

(그랬기에 당시 광주에서 열었던 김정길의 희망이란 책의 출판 기념회를, 대선 임박한 시점으로 미룰 것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었다. 우리 자체 동력으로 출판 기념회 동력을 대선까지 끌고 갈 수 없다는 이유였고, 결국 그 당시 내가 했던 주장이 맞는다는 사실은 후일 증명 되었다.)

 

아무튼 당시(지방선거 막판부터) 내가 사는 지역과는 전혀 무관한 해운대 경찰서를 비롯한 부산의 몇 경찰서에서 출두 요청서가 쇄도 했고, 덕분에 나는 부산의 아주 많은 경찰서를 순회하게 되는 경험을 했었다.

 

당시 경찰이 나를 소환한 이유가 내가 인터넷에 게시한 글들을 사전선거운동으로 걸었는데, 웃기게도 그 범죄가 성립되려면 내 일상 전부를 걸어 넣어야 한다.

 

선거에 인터넷이란 매체가 동원되기 시작한 직후부터 내 블로그 글 90% 이상이 김정길 만세였으니 말이다.

 

아무튼 지방선거에서 44.57% 득표로 낙선한 이후 나는 정식으로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받았고, 기소 의견으로 재판에 회부 되었다.

 

1심에서 벌금 80만 원, 2심에서 벌금 80만 원이 확정되자, 나는 싸게 먹혔네란 심정으로 벌금 낼 준비를 했다.

 

그런데 검찰에서 기어코 그 건을 대법원에 상고하여,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대법원 판결서를 받기도 했습니다.

 

단 한 번도 공직선거에 출마한 이력도 없는 그렇다고 공직선거에 출마할 조짐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시민에 불과한 저를 두고 검찰이 왜 그렇게 집요하게 100만 원짜리 벌금형을 매기려고 했을까요?

 

벌금 80만 원은 벌금만 납부하면 모든 제약이 사라지지만, 벌금 100만 원 이상이면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는 당선무효가 되는 기준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이고, 대부분(?) 경우 1+1식으로 향후 5년간 정치활동 피 규제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두고 봤을 때도 당시 나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행위는 그다지 상식적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나란 사람이 출마를 저울질하기라도 했더라면 출마를 막기 위해서라는 이유라도 들 수 있겠지만, 부산 시내 경찰서 정보관·정보계 형사 그 누구도 제가 출마할 것으로 생각하던 사람은 없었을 테니까요.

 

결국 김정길 전 장관의 행보를 막으려는 방편이었을 뿐입니다.

 

당사자인 김정길을 털어도 나올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은, 김정길이 대한체육회장 자리에서 버티고 있으면서 감사원 감사를 받을 당시에 이미 확인되었으니 말입니다.

 

그 이유가 아니라면 그 비싼 복사지를 낭비하면서 또 고급 인력인 검사를 혹사하면서까지, 저를 잡고 물어 늘어질 이유가 없으니 말입니다.

 

겨우 벌금 20만 원을 증액하겠다고, 사건을 대법원까지 밀어 올렸다는 건 상식에서 벗어난 일 아니겠습니까?

(아니면 대법원 판결서에 언급된 사실처럼, 새로운 판례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억지를 써본 것일까요?)

 

 

***

 

남의 당 일에 국민의힘과 단 1%의 연결 고리고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 왈가왈부하는 일도 웃기는 일이긴 합니다.

 

남의 집 제사상에 밤 놔라, 대추 놔라.’하는 격이겠지요.

 

그런데 이번 장제원·김기현 건은 우리 민주당과 절대 무관하지 않습니다.

 

만일 제가 검찰 수뇌부라면 현 민주당 대표인 이재명을 옭아매기에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지금 장제원·김기현 이 둘에게 사용한 방법일 것이니 말입니다.

 

굳이 대장동·백현동 건으로 엮을 것도 없습니다.

 

대장동·백현동 건은 검찰이 쪼잔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함일 뿐이지, 이재명을 옭아매려면 벌금 100만 원 이상이 나오는 건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니 말입니다. (현재 이재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도 기소된 거로 압니다.)

 

사건을 질질 끌다가 내년 총선이 끝난 후 재판에 넘겨 벌금 100만 원 이상의 결과만 얻어 낸다면, 이재명의 정치생명은 그것으로 끝입니다.

 

차기 총선 출마 불가!’ ‘차기 대선 출마 불가!’

 

이 두 가지 결론이면 물리적인 나이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 기간에 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그림자 지우기가 들불처럼 번져갈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뭘 하더라도 적당히 해야 하는 법입니다. 만일 이재명이 재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 정치활동 피 규제 5년만 떨어지면, 이재명은 민주당 내의 역적으로 등극하게 될 것이 분명할 것이니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 민주당 정치인들은, 지금부터 포스트 이재명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재명이 차기 대선주자라는 생각부터, 머릿속에서 완전히 삭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참신하면서 도덕적으로 깨끗한 선수를 발굴해내야 합니다.

 

언제까지 잡범이란 비아냥거림이나 듣는 자를, 우리 민주당 얼굴로 내세울 순 없지 않겠습니까?

 

이재명의 잡범 어쩌고 여부를 떠나 검찰의 계획대로 이재명이 정치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이 미리 대비해 두지 않았다면 또다시 정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게 되고, 그 결과는 제2'검찰 시대'가 찾아올 것이니 말입니다.

 

굳이 검찰 로고를 이재명 이야기에 갖다 놓은 이유가, 그만큼 이재명의 법적 리스크가 중차대하다는 의미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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