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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노인 무임승차 폐지 건 (feat : 이준석 & 개혁신당)

by 나정치 2024. 1. 31.

나나 우리 86세대도 조만간 노인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5천만 인구 중 노인 인구 비율이 천만에 달하는 시대가 되었고, 때맞춰 선거를 준비하는 정당과 출마 후보 대부분은 노인 표를 끌어오기 위해 제각각 계산에 분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노인 무임승차 폐지를 개혁신당의 당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얼핏 보면 이 무슨 해괴한 짓거리냐는 생각이 든다.

 

겉만 보면 표 깨는 소리로 들릴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 노인을 적으로 돌리는 선언 같아 보이기 때문이고, 그 반응은 즉각 대한노인회 회장 입에서 패륜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면서 터져 나왔다.

 

그런데 과연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 말처럼, 개혁신당의 그 공약이 패륜일지 하는 점은 깊이 숙고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노인 인구가 천만에 가깝지만, 실제 대도시에 거주하면서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노인 인구는 겨우 150만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150만 중에서도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이용하는 노인은, 그중 일부 그러니까 지하철이 운행되는 구간에 거주하는 노인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도 지하철이 통과하는 나름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아닌 외곽에 사는 노인에겐 그다지 큰 혜택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곧, 지하철 무임승차가 불공평한 정책 중 하나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

 

대중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말에, 노인 복지 혜택 중 하나가 사라진다고 분노할지 모른다.

 

하지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준석 대표의 그 발언 뒤에 따라 나온 말을 주목해야 한다.

 

무임승차를 폐지하는 대신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노인 인구 모두에게 연 12만 원을 공평하게 지급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150만 정도 노인을 적으로 돌리는 대신 그간 소외되었던 800만 정도 노인 인구를, 아군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우리 당과는 박 터지게 싸워야 할 상대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준석 개혁신당의 정책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 해답을 우리는 이 순간에도 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가 도와야 할 대상이라면서 말로만 떠들고 이따금 학생이 수레를 밀어주는 등의 내용으로 미담으로 회자하는, 거리에 서 폐지를 줍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바로 그 증거이자 주인공이다.

 

그분들이 폐지나 공병을 주워 하루에 어느 정도의 금액을 버는지는 확인하지 않아 모른다.

 

그런데 똑같은 노인 중에서 정말 설렁설렁 대충 시간만 채우면서 일당을 챙기는 노인들도 제법 많다.

 

정확히 작년 언제라고 특정할 순 없지만 지난해 겨울, 내 페이스북 피드에 그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검은 비닐봉지를 하나씩 들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할머니들.

 

현재 대도시 지자체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시행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의 우울한 한 단면이다.

 

어떤 이유로 같은 지역에 사는 노인이, 어떤 노인은 온종일 몸에 부치는 수레를 끌면서 폐지를 주워 고물상에 넘겨 1~2만 원의 돈을 받고, 다른 어떤 노인은 검은 비닐봉지 하나만 대충 채우면 온종일 수레를 끌고 다니며 폐지를 줍는 노인보다 더 많은 일당을 받아 챙길 수 있을까?

 

이게 바로 불공정함의 단적인 예가 아닐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몸에 부치는 손수레를 끌고 거리를 다니면서 폐지를 줍는 그 할아버지·할머니들은, 왜 훨씬 더 쉬운 일을 하면서 일당을 더 많이 주는 지자체 단체서 시행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합류하지 않았을까?

 

그런 사업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수도 있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에 급급해, 그런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주민센터나 구청을 찾아가서 알아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거다.

 

아니면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어차피 그런 일은, 끼리끼리 다 나눠서 해 처먹을 게 뻔한데라는 지레짐작으로 포기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복지 사각지대가 생겨나는 법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이런 점까지 알고, 노인 무임승차 대신에 전체 노인에게 연 12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내세운 공약이, 개혁신당 전체나 이준석이라는 정치인 개인에게는 하등 손해날 일이 없는 공약이란 사실이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150만 정도의 노인 인구 전체가 이준석의 공약에 반발할 리 없을뿐더러, 대신 나머지 800만 이상의 노인 인구들에는 연 12만 원이라는 공돈이 생기는 일 아닌가 말이다.

 

그 금액이 적든지 말든지 간에, 명절에 손주 용돈 줄 돈이 손에 들어오는 일 아닌가?

 

 

***

 

나는 정치는 머리 좋은 놈이, 해야 한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

 

큰 머리를 굴릴 수 없다면 흔히 얘기하는 잔머리라도 잘 돌아가는 사람이 해야 하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준석이라는 저 친구는 대한민국 누구보다 합격점이라 할 수 있다.

 

최대한 숫자를 합해봐야 150만인 대도시 거주 노인을 적으로 돌리는 대신, 소외된 800만에 가까운 노인 인구를 품을 수 있게 된 공약이니 말이다.

 

물론 이준석의 저 발언이자 공약이 성공한 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소외된 800만 노인을 향한 대량의 홍보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론이 어떻게 나든지 간에, 이준석 개인으로는 절대 손해날 일 없는 남는 장사를 했다는 점이다.

 

실체조차 불분명한,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이라는 양반에게 패륜이라는 욕을 들긴 했지만, 지금과 같은 선거 정국에서 이준석이라는 이름을 전 국민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으니 말이다.

 

우리 민주당에도 이준석처럼, 제대로 된 이슈몰이를 할 능력이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다.

 

우리 민주당이 보수화 되어도 너무 보수화가 되었다.

 

이러다가 민주당이 수구 보수정당이 되고, 국민의힘 또는 국민의힘 이탈 세력이 진보 정당이란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자고로 진보 도덕성개혁적 의식구조, 기본이자 생명인데 말이다.

 

 

* 개인적으로 여성 희망 복무제 건은 조금 지나친 바 있다. 

 

이대남이라 불리는 '이준석 적극 지지층'의 연대를 더더욱 공고히 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공약일 것이고, 집토끼를 확실히 챙기겠다는 목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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