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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5.18을 이용하는 행위는, 광주를 두 번 죽이는 짓이다.

by 나정치 2023. 5. 18.

https://v.daum.net/v/20230517165554584 <--- 위 이미지 파일이 있는 기사.

 

오늘이다.

 

81학번인 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당시 언론보도처럼 광주에서 빨갱이들이 난동 부린 사건으로 믿고 있었다. 

 

이 생각을 기억하면서,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79년 10월 26일 밤부터 27일 새벽까지 '유신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시위대를 따라 다녔던 일이, 정말 아무 생각없이 분위기에 휩씁렸던 거라는 사실을 자각한다. 

 

 

 

아무튼 윤석열 일당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광주로 떼로 몰려가, 광주 시민을 위무하고 망월동 묘지를 참배하며 사죄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일에 대해서는, 그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환영한다.

 

그런데도 지금 연재 중인 글을 써야 할 시간에 이렇게 돈이 되지도 않는 이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윤석열 일당과 국민의힘이 광주를 찾는 일은, 누가 뭐라고 해도 쇼라고 믿고 있다.

 

물론 개중엔 정말 자기가 속한 집단의 선배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 살인마 전두환·노태우·정호용 등이 저지른 학살에 대해 잘못을 반성하면서 피해자인 광주 시민들께 죄스러운 마음으로 참석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 이해하면서도 내가 이렇게 발작하는 이유는, 바로 이준석과 전두환의 손자인 전우원 때문이다.

나란 사람은, 윤석열 일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일말의 기대도 없는 사람이다.
국민의힘에서 그나마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한 사람은 유승민 전 의원과 아직은 젊은 이준석 정도라 생각했는데, 오늘 이 행동은 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기획된 쇼!

대충 오늘 올라온 기사를 훑어보면, 국민의힘과 관련한 기사보다, 이준석·전우원 이 두 사람이 훨씬 더 비중을 차지한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참 우습게도, 이준석·전우원 이 두 사람이 주먹밥을 만들었다는 시간은 겨우 5분(일부는 10분이라고 한 기사도 있다.)이다. 
 
5분이라는 시간은, 그곳에서 자원봉사하시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과 또 쇼를 하기 위해 앞치마를 입고 비닐 장갑을 손에 끼는 시간보다 짧은 시간 아닌가?
그랬기에 안타깝다.
까놓고 얘기해서  이준석·전우원이 광주에서 설치고 다닐 수 있는 날은 아니지 않은가?
만약 내가 이준석이었더라면, 나는 행사가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주먹밥을 만드는 천막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행사장에 들어가 묵념하고 헌화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나?
 
 
그리고 나는 우려한다.
살인마 전두환의 손자인 전우원, 그가 마치 영웅처럼 이미지가 각인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따지고 보면 전우원의 일탈은 제 아비의 전처와 후처 사이의 재산 갈등에서 비롯된 반항 아닌가 말이다.
지금까지 잘 먹고 잘살다가 금전적으로 문제가 되니 발작을 시작한 마약 사범일뿐!
 
그랬기에 나는 이준석이 현재 자신이 처한 곤궁한 처지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혹시 전우원을 러닝메이트로 삼은 게 아닐까 우려한다.
오늘 기사 분량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이준석의 언론플레이 하는 능력은 기성 정치인 누구보다 능하다는 것이 사실이다.

 

전우원이 살인마 전두환의 손자라는 사실을, 심지어 마약 사범이란 사실조차 잊게 만드는 대형 폭탄을 터트린(실제 전우원의 폭로는 그다지 효과를 거둔 게 없다.) 전우원을, 혹시 이준석 쪽에서 컨트롤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내년 총선에 전우원이 출마한다고 한다면, 어쩌면 예전 이명박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던 아무 생각없는 20.30대들이, 미친듯 전우원 만세를 부르게 될 가능성이 크니까.
이준석이 새로운 악(惡)을 잉태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선거는 쇼로 해도 되지만, 정치는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리고 끝으로 이준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내가 연재 중인 글에도 나오는 것처럼, '선거는 쇼로 해도 되지만, 정치는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 라고 하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아직은 이준석에게 기대할 만한 것이, 아주 미세하게나마 남아 있으니 하는 말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인해 희생하신 분들의 영면을 기도하면서, 광주 시민들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